수많은 경기장 건설로 인한 환경 훼손과 건설 및 홍보에 쓰인 천문학적 예산... 그 많은 문제들을 만회하고, 이번 올림픽이 부채더미가 아닌, 지역과 시민들에게 의미 있는 유산을 남기기 위해서는 생태 복원에 대한 노력과 함께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비전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올림픽 개최만큼, 아니 더 중요한 것이 올림픽 이후를 대비하는 일일 것입니다.
현재 레인보우 워리어호에는 저를 포함해 총 19명이 승선하고 있습니다. 약 15개 나라에서 온 다양한 선원들은 국적을 넘어 환경보호와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동일한 문제의식을 갖고 한 배에 모였습니다. 한국,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대만, 호주, 불가리아,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독일, 네덜란드, 콜롬비아, 터키, 인도네시아, 그리고 피지. 선원들의 다양성은 우리가 현재 당면한 환경문제가 나라와 문화의 경계를 넘어 다같이 힘써 해결해야 하는 지구촌 공동의 과제라는 것을 반증합니다. 선원들 모두 특별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국 사우스뱅크의 쉘(SHELL) 본사 앞에 턱시도 양복과 검은 드레스를 차려 입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나타납니다. 각자 바이올린과 첼로, 악보대를 가지고 자리를 잡은 그들은 곧 아름답지만 서글픈 멜로디를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Requiem", 녹아서 사라져가는 북극의 빙하를 위한 진혼곡입니다. 주빌리 관현악단, 런던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리니스트 낸시 엘런을 비롯해 크리스탈 팔레스 4중주단, 백파이프 연주가 등 다양한 음악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성악가이자 영화배우인 샬롯 처치도 레퀴엠 연주에 동참했습니다.
케이트 모스, 휴 그랜트, 톰 히들스턴, 나오미 캠벨, 피어스 브로스넌, 비비안 웨스트우드, 이안 맥켈렌 경, 시에나 밀러, 파멜라 앤더슨... 이름을 보기만 해도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60인의 전 세계 최고의 셀러브리티들이 동일한 디자인의 티셔츠를 입고 사진을 찍었습니다.